INSIGHT
AI와 함께 디자인하는 법
AI는 디자이너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대신 디자이너가 어디에 시간을 써야 하는지 다시 묻게 합니다.
FIELD
Tool & Work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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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소개
생성형 AI는 이제 디자인 작업의 여러 단계에 들어와 있습니다. 리서치 자료를 요약하고, 카피 후보를 뽑고, 이미지 시안을 만들고, 간단한 화면 코드까지 써 줍니다. 처음 써 보면 속도에 놀라고, 조금 더 쓰다 보면 결과물이 묘하게 비슷해 보인다는 점에 다시 놀랍니다.
우리는 AI를 “빠른 조수”로 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조수에게는 일을 잘 맡기는 법이 있고, 맡기면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디자인 과정에서 AI를 어디에 쓰면 좋은지, 그리고 결과물의 품질을 지키려면 무엇을 신경 써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분석
1. 발산은 AI에게, 수렴은 사람에게
AI가 가장 강한 구간은 아이디어를 넓히는 단계입니다. 이벤트 페이지 헤드라인 후보를 스무 개 뽑거나, 하나의 콘셉트를 여러 무드로 바꿔 보거나, 인터뷰 기록에서 반복되는 말을 묶어 보는 일은 AI가 몇 분 만에 해냅니다.
반대로 그중 무엇을 고를지는 여전히 사람의 일입니다. 우리 팬이 어떤 말에 반응하는지, 이 브랜드가 하지 않는 말은 무엇인지는 데이터나 프롬프트만으로 다 전달되지 않습니다. 고르는 기준이 분명할수록 AI가 만든 후보도 쓸모가 커집니다.

2. 좋은 요청은 좋은 브리프와 같다
AI에게 “멋진 배너 만들어 줘”라고 하면 어디선가 본 듯한 배너가 나옵니다. 사람 디자이너에게 브리프를 줄 때처럼 목적, 대상, 지켜야 할 규칙, 피해야 할 표현을 함께 알려 주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결국 AI를 잘 쓰는 능력은 문제를 잘 정의하는 능력과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AI 활용을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 브리프 작성 연습의 연장으로 봅니다.
3. 반드시 사람이 확인해야 하는 것
AI 결과물에는 꼭 확인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 사실 여부: 그럴듯한 숫자나 출처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 권리 문제: 이미지, 폰트, 특정 작품을 닮은 결과물은 사용 전에 권리를 확인해야 합니다.
- 공개 범위: 미공개 서비스나 내부 자료를 외부 AI 도구에 넣어도 되는지 회사 기준을 먼저 확인합니다.
- 접근성과 품질: 생성된 화면의 대비, 글자 크기, 줄바꿈은 사람이 직접 봐야 합니다.
4. 팀 단위로 쓰기
혼자 쓰는 AI는 개인의 속도를 올리지만, 팀이 함께 쓰면 일하는 방식이 바뀝니다. 자주 쓰는 요청문을 공유하고, 어떤 작업에 어떤 도구를 쓰는지 정리해 두면 결과물의 품질 편차가 줄어듭니다.

5. 결과물에 우리 색을 입히는 마지막 단계
AI가 만든 초안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카피라면 우리 브랜드가 쓰는 말투로 다시 다듬고, 이미지라면 우리 컬러와 타이포그래피 규칙에 맞게 손봅니다. 이 마지막 단계를 건너뛰면 결과물은 빠르게 만들어지지만, 어느 서비스에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그래서 기억에 남지 않는 결과물이 됩니다. 우리는 AI가 줄여 준 시간의 상당 부분을 바로 이 단계에 다시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가이드나 톤앤매너 문서를 잘 정리해 두면, 이 단계 자체도 더 빨라집니다.
시사점
AI가 만든 결과물이 비슷해 보이는 이유는 모두가 비슷하게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만 아는 맥락입니다. 팬이 서비스를 쓰는 순간, 브랜드가 쌓아 온 말투, 지난 프로젝트에서 배운 실패 같은 것들이요. 이 맥락을 정리해 두는 팀일수록 AI를 더 잘 씁니다.

또한 AI 덕분에 생긴 시간을 어디에 쓸지도 정해야 합니다. 시안 개수를 늘리는 데 쓰기보다, 사용자를 더 만나고 디테일을 다듬는 데 쓸 때 결과물이 좋아집니다.
정리
AI와 함께 디자인한다는 것은 손을 덜 쓰고 판단을 더 많이 한다는 뜻입니다. 넓히는 일은 맡기고, 고르는 일은 지키고, 확인은 빠뜨리지 않는 것. 도구는 계속 바뀌겠지만 이 원칙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